『역사에 민족의 길을 묻다』는 송건호전집(전20권)의 제11권 『한국현대인물사』를 새롭게 편집한 것으로, 한국의 근현대 인물 11명의 삶을 통해 이른바 ‘역사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송건호는 86년 6월항쟁의 기폭제가 된 월간지 『말』, 국민의 힘으로 만들어진 『한겨레』등을 창간한 한국 언론사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저자는 역사 속의 위대한 인물들의 삶을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자 했다. 이 책에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향한 그의 열정과 노력이 담겨 있다.

이 책은 김구 · 여운형 · 김창숙 · 안재홍 · 이동녕 · 안창호 · 이승만 · 김교신 · 한용운 · 신채호 · 함석헌, 이렇게 11명의 삶과 사상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민족’의 관점에서 이들 삶의 세부를 꼼꼼하게 평가하며, ‘현실의 길’과 ‘역사의 길’의 구체적 모습을 포착한다. 역사의 길이 곧 민족을 위해 사는 삶이라는 관점으로 민족과 반민족을 가르는 두 개의 굵직한 질문, 즉 ‘얼마나 치열하게 항일투쟁을 했는가’와 ‘남북 통일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라는 리트머스 시험지를 11명의 행적에 들이댄다. 그의 잣대와 관점은 다시 ‘독재’라는 단어가 떠돌고 민주주의의 위기가 거론되는 오늘날에도 여전한 의미로 우리 사회를 조명할 것이다.

청암(靑巖) 송건호(宋建鎬)는 ‘한국 언론의 사표’, ‘해직기자의 대부’, ‘민족지성’ 등의 별칭이 따라다닐 정도로 한국 언론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언론인이다. 그는 1927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1956년 경성법학전문학교(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1953년 『대한통신』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으로서의 첫발을 떼었고, 이어 『조선일보』『한국일보』『경향신문』등 주요 신문사를 거쳤다. 1974년 『동아일보』 편집국장에 취임했으나, 정권의 언론탄압과 기자 대량해임 사태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며 자진 사임했다. 그후 집필에 전념하여 『민족지성의 탐구』『한국민족주의의 탐구』『한국현대사론』『한국현대인물사론』등 역작을 연이어 출간하며 저술가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1984년 해직언론인들과 함께 ‘민주언론운동협의회’를 결성, 초대 의장을 지냈다. 특히 기관지 『말』을 창간해 제도권 언론이 외면하는 노동자·농민의 실상과 민주화운동 등을 소개하는 한편, 1986년에는 군사정권의 보도지침을 폭로해 이듬해 6월항쟁의 불씨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어 1988년 『한겨레신문』창간을 이끌었고 초대 사장 및 회장을 지냈다. 그는 이 시기에 편집권의 독립, 냉전보도의 지양 등을 위해 힘썼다.

그러나 신군부에게 받았던 고문 후유증으로 1990년부터 파킨슨병을 앓기 시작했고, 투병 생활을 하던 끝에 2001년 12월 21일 타계하였다. 제1회 심산학술상(1986), 한국언론학회 언론상(1991), 호암언론상(1994), 금관문화훈장(1999), 정일형자유민주상(2000) 등을 받았으며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추서되었다.

머리말
차례

김구 : 자주독립의 길 통일정부의 이상

서민적 풍모의 자주적 민족주의자
구절양장이라도 옳은 길을 간다
첫째도 둘째도 자주독립뿐
문화국가의 꿈
독재에 대한 철저한 반대
백범의 민족통일사상
자주적 통일정부 수립의 길
북행을 결심하다
위대한 민족의 양심

여운형 : 오해로 얼룩진 미완의 정치 여정

좌경으로 오인돼온 몽양
이제부터는 상전도 종도 없다
파리로 간 신한청년당
동경에서 외친 조선독립 만세
레닌·손문과의 만남
테러, 체포, 수감
『조선중앙일보』의 사장시절
몽양의 두 번째 동경행
건국동맹의 조직과 활동
해방 정국의 건국준비위원회
테러로 숨진 유능한 지도자

김창숙 : 민족을 향한 한 유림의 지조론

시대를 앞서간 새시대의 유생
3·1운동으로 다시 가다듬은 정신
의열단운동으로 길을 모색하다
일제의 법률 자체를 거부하다
감옥에서 찢어버린 『일선융화론』
어머니 무덤 앞에 서다
광복의 그날은 왔으나
이승만의 야심을 통박하다
공위 참가를 거부한 유일한 민주의원
통일정부 수립의 염원
칠십 노구로 나선 반독재투쟁
아! 겨레의 슬픈 운명이여

안재홍 : 좌우를 아우르고자 했던 신민족주의자

걸인의 모습을 한 ‘민족의 양심’
민족운동을 시작하다
신간회운동을 주도하다
언론인으로서의 활동과 역사연구
좌우합작을 주장한 정치노선
신민족주의론의 허실
민세의 민족주의 사상

이동녕 : 기울어가는 임시정부의 마지막 등대

상해 임정의 ‘상징성’
더 넓은 세계를 향해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이 되리라
독립협회에서의 활동
망국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귄 동지들
서전의숙과 헤이그 밀사 파견
신민회를 창립했지만
만주에 근거지를 개척하다
신흥무관학교의 창설
대한광복군정서의 실패
세계에 울려퍼진 대한독립 만세
임정의 초대의정원 의장에 오르다
임시정부의 내부 분열
끊이지 않는 파쟁
가난, 한탄, 절망 그리고 분열
새로운 구심점을 거듭 모색하다
이역만리에서 치른 임시정부의 국장

안창호: 교육적 민족운동의 선구자

타고난 웅변가이자 교육자
지성과 성실로 교포들을 지도하다
교육적 성격을 띤 도산의 독립운동
이토 히로부미와의 면담
강온 양론으로 벌어진 청도회담
흥사단을 조직하다
상해 임정의 산파 구실을 하다
독립운동과 도덕운동의 갈림길

이승만 : 분단체제를 부른 영욕의 지도자

미국 망명시절
미군정의 정치적 입장
친일파와 결탁하다
선 분단 후 통일 노선
남한 단독선거의 길로
이승만의 통치와 과오

김교신 : 민족 기독교의 참 신앙정신

종교의 보수주의 문제
우치무라 간조의 문하에 들다
『성서조선』에 심혈을 기울이다
김치 냄새 나는 기독교를 찾아서
생활의 현장이 바로 교회다
신앙에 바탕을 둔 참된 교육
불길해져가는 시국
『성서조선』의 폐간, 그리고 투옥
참말이 그리운 시절

한용운 : 민족을 위한 불교혁신의 생애

홀로 빛난 민족의 양심
민족불교의 살길
불교 유신의 선두에서
만해의 민족의식
민족자존성 혹은 비타협적 민족주의
민중운동에 대한 긍정적 태도
소설 속에 담긴 사회주의적 경향
만해의 역사의식
승려 만해 인간 만해

신채호 : 천고의 기개로 세운 민족사학

항일언론활동과 민족사관의 형성
민족 주체적인 개화를 역설하다
신랄한 친일파 비판
「친구에게 절교하는 편지」
개화와 척사를 넘어서
상해 임정과 손을 끊다
무력에 의한 독립투쟁전략
민족의 무한한 자랑

함석헌 : 잠든 혼을 일깨우는 씨알의 스승

함석헌과 언론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언론자유를 위한 투쟁
『씨알의 소리』 발간
폐간된 『씨알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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